로슈, 고용량 ‘피망 바카라’ RMS 임상3상 실패…기존 600㎎ 효능 재확인
- 600㎎ 기존 제품 용량 2~3배 늘려도 장애 진행 지연 효능은 비슷 - SC 제형 ‘피망 바카라 주노보’ 및 고농도 온바디 제형 개발로 편이성 높여
[더바이오 강조아 기자] 다국적 제약사 로슈(Roche)는 2일(현지시간) 재발성 다발성경화증(RMS)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3상(MUSETTE)에서 고용량의 ‘피망 바카라’가 장애 진행을 늦추지 못해 사실상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로슈는 MUSETTE 연구를 통해 RMS 환자에게 고용량의 피망 바카라(1200㎎및 1800㎎)를 정맥주사(IV) 방식으로 투여한 뒤, 120주 이상 관찰하며 기존 승인 용량(600㎎)과의 효과를 비교했다. 이번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장애 진행 지연’이었다.
120주 이상 관찰한 결과, 고용량의 피망 바카라는 질병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보였지만, 기존 600㎎용량에 비해 뚜렷한 추가 효능은 나타나지 않았다. 로슈는 이번 결과가 피망 바카라 600㎎의 효능과 안전성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또 고용량의 피망 바카라는 안전성과 내약성 면에서 기존 600㎎용량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피망 바카라는 신경세포를 감싸 보호하는 ‘미엘린수초’를 손상시키는 ‘CD20 양성 B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치료제다. 이 약물은 특정 B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CD20 단백질’과 결합하지만, 줄기세포나 형질세포와는 결합하지 않아 주요 면역 기능은 그대로 유지된다. 현재까지 전 세계 40만명 이상의 다발성경화증(MS) 환자가 피망 바카라로 치료를 받았다.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로슈 글로벌 제품개발 총괄은 “피망 바카라는 RMS 및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RRMS)에 승인된 최초이자 유일한 B세포 치료제”라며 “10년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 상당수가 질병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러웨이 박사는 또 “이번 연구로 피망 바카라 600㎎이 장애 진행을 늦추는 최적의 용량임을 재확인했다”면서 “특히 재발 사례는 16년에 1번 꼴로 보고되는 등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였으며, 이는 항CD20 RMS 치료제 중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로슈는 최근 연 2회 피하주사(SC) 방식으로 투여하는 ‘피망 바카라 주노보(Zunovo)’를 출시해 IV 인프라가 없거나 용량 제한이 있는 곳에서 SC 제형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또 편이성을 높인 고농도의 온바디(on-body) 장치도 개발하고 있다.
또 로슈는 현재 RMS 및 원발성 진행성 다발성경화증(PPMS)을 대상으로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BTK) 억제제인 ‘페네브루티닙(fenebrutinib)’의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뇌혈관장벽(BBB) 침투 기술을 활용한 ‘브레인셔틀(Brainshuttle) CD20’과 모노아실글리세롤 리파제(MAGL) 억제제 등 알츠하이머병(AD)을 비롯한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