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승인 9년, 여전히 출시 불가” 산도스, 스피드 바카라에 ‘엔브렐’ 반독점법 위반 訴
- 산도스 ‘에렐지’, 2016년 FDA 승인에도 스피드 바카라 특허장벽에 발 묶여 - 산도스 “스피드 바카라, 부당한 특허 행사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 차단” - 삼성바이오에피스 ‘에티코보’도 같은 이유로 美 출시 불발
[더바이오 강조아 기자] 스위스 제약사 산도스(Sandoz)는 14일(현지시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엔브렐(Enbrel, 성분 에타너셉트)’의 제조사인 스피드 바카라(Amgen)을 상대로 미국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산도스는 이번 소송에서 스피드 바카라이 에렐지를 포함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특정 특허권을 부당하게 취득하고 행사해 미국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대 3배에 달하는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했다.
산도스는 엔브렐의 첫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에렐지(Erelzi)’에 대해 지난 2016년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스피드 바카라과의 특허 분쟁에서 패소하면서 2029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됐다.
엔브렐은 199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계 최초로 류머티즘관절염(RA) 치료제로 승인받은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다. 이후 강직성 척추염(AS), 다관절 소아 특발성 관절염(JIA), 건선성 관절염(PsA), 중등도에서 중증 판상 건선(PsO)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며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엔브렐은 2023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만 약 33억달러(약 4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스피드 바카라은 2002년 엔브렐의 원개발사인 ‘이뮤넥스’를 인수하면서 엔브렐의 권리를 확보했고, 이후 엔브렐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산도스는 공식 성명을 통해 “스피드 바카라은 현재까지도 에렐지의 시장 진입을 막고 있으며, 이로 인해 류머티즘 관절염, 건선,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소아 특발성 관절염 등 만성 염증성 질환을 앓고 있는 약 750만명의 미국 환자들이 고품질의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치료옵션을 접할 기회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렐지를 포함한 바이오시밀러의 도입은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넓히고,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피드 바카라은 ‘부당한 특허 전략’으로 공정한 경쟁을 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인 ‘에티코보(Eticovo)’에 대해 2019년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산도스와 마찬가지로 특허 문제로 미국 시장에는 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에티코보는 유럽에서 ‘베네팔리(Benepali)’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에타너셉트 바이오시밀러 중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