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바이오 인큐베이터’ 엑스라이프 “5년 내 韓 스피드 바카라 상장 이끌 것”
- [인터뷰] 올리버 R 바우만 엑스라이프사이언스 대표·크리스토프 안츠 베락사 대표 - 엑스라이프 “인공지능, 디지털 헬스케어, ADC 등 韓 스피드 바카라과 전략적 협업 목표” - 주요 투자사 독일 ‘베락사’ 나스닥 상장 추진…기업가치 16억4000만달러 ‘유니콘’ - 안츠 대표 “BiTEC 플랫폼 ADC, TCE 독성 문제 해결 핵심” - 바우만 대표 “한국서 에코시스템 구축…글로벌 진출 도울 것”
[더바이오 지용준 기자] 스위스 엑스라이프사이언스(Xlife Sciences, 이하 엑스라이프)가 아시아 생명공학 시장 진출을 위한 출발점으로 한국을 선정했다. 엑스라이프는 스위스 취리히에 연고를 둔 생명과학 인큐베이터이자 액셀러레이터(AC)다. 약 36개의 투자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포트폴리오 투자액은 1억달러(약 1368억원) 규모다. 최근에는 엑스라이프의 주요 투자사인 독일 스피드 바카라 ‘베락사(Veraxa)’가 스팩합병을 통한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에 도전하면서 생명공학 인큐베이터로서 역량도 입증했다.
엑스라이프는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케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한국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예고하며, 유럽과 한국 바이오 생태계 간 교두보 역할을 맡겠다고 밝혔다. <더바이오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 타워에서 올리버 R 바우만(Oliver R. Baumann) 엑스라이프 대표(CEO)와 크리스토프 안츠(Christoph Antz) 베락사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바우만 엑스라이프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은 기술 기반의 의료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로, 한국을 아시아 진출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라며 “5년 안에 한국 스핀오프 기업의 상장을 이끌고, 한국 중심의 아시아 시장 진출과 유럽과의 기술 협력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구소→유니콘 등극까지 함께한 엑스라이프의 베락사 투자
이번 방한은 엑스라이프가 연구실 규모에서 투자해 8년 만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기업으로 키워낸 이중항체 항암 플랫폼 스피드 바카라인 베락사가 나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베락사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16억4000만달러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바우만 대표는 “이번 베락사 상장은 단순한 ‘투자 회수(exit)’를 넘어서 연구개발(R&D) 기업을 임상·상업화 단계로 이끌 수 있다는 인큐베이터로서 역량을 입증하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베락사는 ‘약물 독성 극복’을 도전 과제로 내세운 스피드 바카라이다.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하이델베르크 지부에서 스핀오프됐다. EMBL은 유럽 전역에 5개 지부가 있으며, 이 중 하이델베르크 지부는 유전자 편집, 단일세포 및 단백질 구조 연구 분야에 특화한 연구소다.
베락사의 핵심 기술인 ‘BiTAC 플랫폼’도 EMBL에서 탄생했다. 베락사에 따르면 BiTAC 플랫폼은 2개의 종양 특이 항원에 모두 결합해야만 작동하는 이중항체 구조를 갖고 있어 정상세포까지 공격할 수 있는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온타깃-오프타깃 독성’)을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안츠 대표는 “BiTEC의 최대 장점은 정상세포를 타깃으로 삼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정상세포와 종양세포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엑스라이프 에코시스템 구축…“韓 투자기업 5년 내 기업 상장시킬 것”
엑스라이프는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단순 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초기 단계 R&D, 임상 설계 지원, 유럽 투자 유치까지 투자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바우만 대표는 “한국은 규제 효율성과 기술 속도, 기업가 정신이 인상적인 국가”라며 “AI 기반의 디지털 헬스 분야는 물론, 정밀의료, 유전체, 면역항암 등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일환으로 엑스라이프는 지난 11일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인 휴레이포지티브 및 국내 AI 정밀의료 기업인 온코마스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업무협약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 및 정밀의료 분야에서 혁신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개 회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엑스라이프의 아시아 진출을 지원하며, 휴레이포지티브의 폭넓은 헬스케어 생태계, 온코마스터의 AI 기반 정밀의료 기술력을 융합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바우만 대표는 국내 투자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중장기 비전도 제시했다. 바우만 대표는 “에코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5년 내 1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고, 유럽 투자자와의 연결을 통해 한국 스피드 바카라의 글로벌 진출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연구실에서 유니콘으로 성장시키는 여정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