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먹는 GLP-1 ‘바카라 에볼루션’ 경구 세마글루티드 대비 혈당·체중 감소
- 52주 글로벌 임상3상(ACHIEVE-3)서 HbA1c 최대 2.2% 감소·체중 9.2% 줄어 - 정상 혈당 도달률 최대 37%…세마글루티드 대비 약 3배 - 내년 당뇨병 적응증 허가 신청 예정…비만·수면무호흡증 등 적응증 확장 임상도 진행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Eli Lilly, 이하 릴리)는 17일(현지시간) 자사의 경구용(먹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RA) 후보물질인 ‘바카라 에볼루션(orforglipron)’이 52주간 진행된 글로벌 임상3상(ACHIEVE-3)에서 ‘경구 세마글루티드(oral semaglutide)’ 대비 혈당과 체중 개선 효과에서 우수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ACHIEVE-3 연구는 ‘메트포르민(metformin)’으로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 169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환자들은 무작위 배정돼 바카라 에볼루션(12㎎·36㎎) 또는 경구 세마글루티드(7㎎·14㎎)를 투여받았다.
1차 평가변수는 52주 시점의 당화혈색소(HbA1c) 감소폭이었다. 체중 변화와 정상 혈당 도달률(A1C <5.7%)은 주요 2차 평가변수로 지정됐다.
분석 결과, 바카라 에볼루션은 모든 용량에서 경구 세마글루티드 대비 더 큰 HbA1c 감소 효과를 보였다. 12㎎ 투여군은 평균 1.9%, 36㎎ 투여군은 2.2% 감소를 기록했다. 같은 조건에서 세마글루티드 7㎎군은 1.1%, 14㎎군은 1.4% 감소에 그쳤다. 특히 고용량 비교에서 바카라 에볼루션은 세마글루티드보다 약 0.8%p(포인트) 더 낮췄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였다.
체중 감소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바카라 에볼루션 36㎎군은 평균 8.9㎏(9.2%) 줄어, 세마글루티드 14㎎군의 5.0㎏(5.3%) 대비 73.6% 더 큰 개선 효과를 보였다. 또 바카라 에볼루션 12㎎군은 6.6㎏(6.7%) 감소해, 세마글루티드 7㎎군의 3.6㎏(3.7%)보다 약 2배에 가까운 성과를 나타냈다.
혈당을 정상 범위(A1C <5.7%)까지 낮춘 환자 비율에서도 바카라 에볼루션은 우위를 입증했다. 바카라 에볼루션 36㎎ 투여군의 37.1%가 목표치에 도달해 세마글루티드 14㎎군(12.5%)보다 약 3배 높았다. 바카라 에볼루션 12㎎군에서도 25.4%가 정상 혈당에 도달해, 세마글루티드 7㎎군(7.8%)을 크게 웃돌았다.
바카라 에볼루션의 경우 안전성 측면에서는 기존 GLP-1 계열의 약물과 마찬가지로 위장관계 부작용이 가장 흔했다.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에 머물렀다. 치료 중단율은 바카라 에볼루션 고용량군에서 9.7%, 세마글루티드 고용량군에서 4.9%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전반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 데이터와 대체로 일관성을 유지했다.
릴리는 이번 결과를 통해 바카라 에볼루션이 제2형 당뇨병 치료에서 새로운 표준 치료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케네스 커스터(Kenneth Custer) 릴리 심혈관대사건강부문 대표는 “바카라 에볼루션은 단일 제형으로 하루 1번 복용이 가능하면서도, 혈당과 체중을 동시에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했다”며 “향후 글로벌 치료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릴리는 2026년 중 바카라 에볼루션을 제2형 당뇨병 치료 적응증으로 해글로벌 규제당국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이 후보물질은 비만, 수면무호흡증, 고혈압 등 동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