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사이트, 최대 4.8조원에 ‘89바이오’ 인수…MASH 신약 후보 ‘페고자퍼민’ 확보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다국적 제약사 바카라 사이트(Roche)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기업인 ‘89바이오(89bio)’와 최종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바카라 사이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간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페고자퍼민(pegozafermin)’을 확보하며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선다. 이번 인수는 바카라 사이트가 글로벌 대사질환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 89바이오 임직원은 인수 완료 후 바카라 사이트 제약 부문에 합류한다.

바카라 사이트는 이번 계약에 따라 89바이오 보통주를 주당 14.50달러(약 2만원)에 매입한다. 이번 거래로 89바이오의 기업가치는 약 24억달러(약 3조3300억원)로 평가됐다. 이번 계약에는 최대 주당 6달러(약 8300원)를 받을 수 있는 비거래형 우발가치권(CVR)이 추가된다. 전체 거래 규모는 최대 35억달러(약 4조8500억원)에 달한다. 이번 계약은 바카라 사이트와 89바이오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며, 인수 절차는 올해 4분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CVR 지급 조건은 3단계로 구성됐다. △2030년 3월까지 MASH 간경변(F4) 환자 대상 첫 상업 판매 달성 시 주당 2달러 △2033년 말까지 연간 매출 30억달러(약 4조1600억원) 이상 달성 시 1.5달러 △2035년 말까지 연간 매출 40억달러(약 5조5400억원) 이상 달성 시 2.5달러가 지급된다. CVR은 특정 성과 달성 여부에 따라 추가 현금이 지급되는 ‘조건부 권리’로, 이번 계약에서 주주들은 모든 조건이 충족될 경우 최대 10억달러(약 1조3900억원)를 더 받을 수 있다.

바카라 사이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심혈관·신장·대사질환(CVRM)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등 기존 파이프라인과의 병용 치료 가능성을 모색한다. 페고자퍼민은 ‘섬유화 억제’와 ‘항염증’ 효과를 동시에 갖춘 FGF21 유사체로, 중등도~중증 MASH 환자에서 차별적 효능을 입증할 잠재력이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토마스 쉬네커(Thomas Schinecker) 바카라 사이트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비만의 주요 합병증인 MASH는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큰 영역”이라며 “페고자퍼민은 차세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을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페고자퍼민은 현재 ‘간섬유증(F2·F3)’과 ‘간경변(F4)’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이 후보물질은 ‘글라이코페길화(glycoPEGylation)’ 기술을 적용해 반감기를 늘려 안정성과 효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MASH는 전 세계 성인 인구의 5~7%가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의 75% 이상은 비만이나 제2형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을 함께 겪는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변, 간부전, 간세포암종으로 진행할 수 있어 치료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