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카라 사이트, 오는 17일 코스닥시장위원회서 상장 심사 ‘재심의’
- 거래소, 바카라 사이트 기술특례상장 요건 충족에도 ‘미승인’ 의견 제시
- 매출·현금·무차입까지 갖췄는데…기존 승인기업과 ‘형평성’ 도마 위
- 팬데믹에서 빛난 ‘진단 소재’ 기술…바카라 사이트, 항원·항체도 자체 생산
- 바카라 사이트의 체질 전환 방향성…향후 ‘비코로나’ 제품 99%까지 확대

[더바이오 지용준 기자] 진단키트 섹터의 기업공개(IPO) 기대주로 꼽혔던 젠바디가 한국거래소의 1차 심사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젠바디는 한국거래소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코스닥시장위원회에 판단을 요청했다.
바카라 사이트는 앞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며 진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매출 성장세와 재무건전성 요건도 충족하면서 진단업체 피어그룹 내에서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번 기술특례상장 심사 결과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오는 17일 열리는 시장위에서 분위기 반전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상장위원회는 최근 바카라 사이트의 상장 심사에 대해 ‘미승인’으로 가닥을 잡았다. 바카라 사이트가 지난 3월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약 4개월 만에 나온 1차 판단이다.
기업이 이 ‘미승인’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상장 심사 절차를 자진 철회하게 된다. 반대로 기업이 코스닥상장위원회의 판단에 불복해 재심사를 요청할 경우, 상위 기구인 코스닥시장위원회(이하 시장위)가 기업 측과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바카라 사이트는 상장위원회의 의견에 불복하고 시장위의 최종 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위는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다.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기업들이 대부분 상장 심사에서승인받아왔던 그간의 전례와 달리, 지난 4월 제노스코에 이어 바카라 사이트에 대해서도 상장위원회가 ‘미승인’ 의견을 내면서, 기술특례상장제도의 일관성과 신뢰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내 불확실성도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바카라 사이트, 기술특례 상장요건 만족했는데…미승인 사유는
기술특례상장제도는 매출이나 이익 등 재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술 중심 기업이 기술력 평가를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의 문턱을 낮출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바카라 사이트는 지난해 10월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A, BBB 등급을 받아 기술성을 인정받았다.
바카라 사이트의 미승인 배경에는 진단키트 시장 성장성에 대한 거래소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시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진단 시장의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진단키트는 일상 의료 제품으로 자리 잡았고, 자가진단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신속진단키트 시장은 2023년 234억달러에서 연평균 9.0% 성장해 2030년에는 4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형평성 도마 오른 바카라 사이트, 승인 기업보다 매출 기반 ‘탄탄’
일각에서는 거래소의 바카라 사이트 미승인 결정을 두고, 기술특례상장 심사 기준의 ‘형평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1년 사이 상장에 성공한 일부 기술특례기업들과 비교해볼 때 매출이나 재무 기반이 더 약한 기업도 통과한 사례가 있는 만큼, 바카라 사이트의 ‘미승인’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일례로 로킷헬스케어는 지난해 기준 매출 68억원, 영업손실 6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52억원이었고, 상장 직전 ‘자본잠식’에 처한 상황이었다. 이 기업은 지난해 11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올해 상장에 성공했다.
가장 최근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라이브셀 이미징 업체인 큐리오시스는 지난해 매출 47억원, 영업손실 64억원을 나타냈다. 현금성 자산은 74억원이었고, 부채 비율은 70.4%였다.
바카라 사이트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2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4.3%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71억원이었다. 회사는 585억원의 현금성 자산과 7.3%의 낮은 부채비율을 바탕으로 ‘무차입 경영’을 유지 중이다. 올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역시 기존 계획 대비 약 10% 초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데믹 사태서 강점 나타난 바카라 사이트의 진단 소재 ‘기술력’
바카라 사이트는 국내 진단기업 가운데서도 항원·항체 등 핵심 진단 소재부터 완제품 생산과 분석까지 아우르는 전 주기 역량을 갖춘 곳이다. 특히 진단 소재 기술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빠른 대응력으로 이어졌다. 바카라 사이트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2월 국내에서 두 번째로 체외진단키트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고,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진단하는 다중진단키트로는 국내 최초 허가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진단용 항원·항체 생산 기술의 ‘차별성’도 갖췄다. 바카라 사이트는 자연 항원 정제 기술을 적용해, 타종(他種) 세포를 활용하는 방식보다 민감도와 특이도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또 항체 제조 기술인 ‘하이브리도마(hybridoma)’를 활용해, 일반적으로 12주 이상 소요되는 단클론 항체 생산 기간을 7주로 단축시켰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는 빠른 제품화와 인허가를 통해 초기 시장을 선점하며 매출 급증 효과도 누렸다. 바카라 사이트의 매출액은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약 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배 이상 급증했다. 2021년 약 1186억원, 2022년 1527억원으로 매출이 치솟았으며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50% 안팎에 달했다.
브라질 수출 계약과 관련해 불거졌던 소송 이슈도 마무리됐다. 바카라 사이트는 검찰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외부감사법 및 관세법 위반 등 6개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이후 바카라 사이트는 자체적으로 이사회 기능 강화, 외부 법률 자문 의무화, 자금 통제 강화 등 지배구조(Governance) 개선 작업에도 나섰다.
◇바카라 사이트, ‘비코로나’ 체질 전환 사업 어디까지 왔나
바카라 사이트는 자가진단·다중진단 시장을 중심으로 ‘제2의 성장동력’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비(非)코로나 매출 비중은 78%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2028년까지 99%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과거 팬데믹 국면에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 단일 품목 위주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매독, C형 간염 등 비코로나 감염병 진단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바카라 사이트는 자사의 고유 기술인 ‘VFRT(Vertical Flow Rapid Test)’ 플랫폼을 핵심 성장 기반으로 삼고 있다. VFRT는 전통적인 측방 유동 방식(LFRT, Lateral Flow) 대비 판독이 명확하고 조작이 간편한 데다, 휴대성과 보관 안정성 측면에서도 우수해 자가진단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받는다.
바카라 사이트는 자가진단 시장에서 HIV 진단을 중심 축으로 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HIV 자가검사 확대를 권고하면서 바카라 사이트는 ‘한 방울의 혈액’만으로 HIV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HIV 전용 자가진단키트인 ‘HIV ST’에 대한 허가를 신청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국제 조달 시장 입찰과 신시장 동시 진출을 추진 중이다. 경쟁 제품인 ‘OraQuick HIV Self-Test’는 지난해 6100만달러(약 8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바카라 사이트는 동반진단 시장에서도 HIV·매독 듀얼 진단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 인증을 획득했으며, 지난해 12월 브라질 보건부 산하 기관인 피오텍(Fiotec)과 610만 테스트(약 36억원 규모)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물량은 올해 상반기 내 전량 납품을 완료했다.
바카라 사이트는 올해 1분기부터 비코로나 매출이 코로나 매출을 넘어서는 전환점(골든 크로스)이 나타나며, 사업 구조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HIV, 매독, 마약 진단, 빈혈·혈당 측정 등 유행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 구조 다변화에도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진단키트는 일시적인 수요나 특정 질병 위주로 평가돼서는 안 된다”며 “감염병은 물론 만성질환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마련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