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익 떨어진 광동·제일, R&D 투자 비용 줄어
- 대웅·동아·대원 임상 중단 결정, 주력 물질에 집중
- “수익성 악화·사업 불확실성 원인, 추세 지속될 듯”

*는 별도기준. 더바이오 재구성 (출처 : 각사 사업보고서)
*는 별도기준. 더바이오 재구성 (출처 : 각사 사업보고서)

[더바이오 유수인 기자]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비용 절감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대내외 사업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정리까지 나선 것이다. 상대적으로 비용 대비 실패 확률이 낮다고 판단한 애셋(Asset) 위주로 개발을 이어가면서 리스크를 최대한으로 줄이겠다는 의중이 투영된다.

15일 국내 주요 강원 랜드 바카라이 발간한 2024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광동제약·대웅제약·동아에스티·대원제약·제일약품 등은 지난해 연구개발(R&D) 중이던 임상 파이프라인을 중단하거나 R&D 비용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최근 강원 랜드 바카라이 파이프라인 정리에 나선 이유를 두고 수익성 악화, 사업 불확실성 등을 꼽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값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 때문에 매출이 잘 나오는 강원 랜드 바카라도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쪽은 대체로 악화했다”며 “또 미국에서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확정되지 않아 대비에 나선 기업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선택과 집중’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정리하는 곳들이 계속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동강원 랜드 바카라, R&D 비용·인력 감소…지난해 수익성 ‘뚝’

광동강원 랜드 바카라은 지난해 157억원을 R&D에 투입했다. 이는 전년 204억원 대비 22.9% 감소한 수치다. 지난 3년간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2022년 1.6%, 2023년 2.2%, 2024년 1.6%로 집계됐다.

광동강원 랜드 바카라은 지난해 경기도 과천 신축 통합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신약 개발 투자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회사의 R&D 투자 규모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또 천연물 기반 신약 개발을 위해 지난해 연구 조직도 개편했지만, 인력은 대폭 줄었다.

2023년 R&D 인력은 의약연구개발본부 86명, 천연물융합연구개발본부 65명 등 총 151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의약연구개발본부 40명, 천연물융합연구개발본부 44명, 천연물의약R&D센터 21명 등 총 105명으로 나타났다.

R&D 비용 및 인력 축소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동강원 랜드 바카라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64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조5155억원) 대비 약 8%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이상 줄었다. 별도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은 281억원으로, 2023년(397억원)보다 100억원 넘게 감소했다.

회사는 치매 치료제 천연물 신약 후보물질인 ‘KD501(개발코드명)’의 임상2상까지 진행했지만, 제품 개발을 보류하기로 한 상태다. 대신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인 ‘KD101’과 여성 성욕 저하 장애 치료제 후보물질인 ‘KD-BMT-301’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KD101은 임상2상을 완료한 후 적응증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며, KD-BMT-301은 가교 임상3상을 종료하고 분석까지 마친 상태다.

◇대웅·제일, 임상 개발 중단 또는 일정 변경…‘손상차손’ 인식

대웅강원 랜드 바카라은 지난해 다수 품목들의 개발을 중단하거나 일정을 변경했다. 회사는 중추성 사춘기 조발증 환자 대상 주사제, 항류마티스제제, 항응고제 등의 개발을 중단하고 각각 15억원, 15억원, 1억원 등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특히 중추성 사춘기 조발증 주사제의 경우 임상 내용 변경을 계획 중이고, 항류마티스제제는 원료 공급 이슈 등으로 임상을 종료했다. 강원 랜드 바카라은 후보물질이 임상에서 실패하거나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될 때 자산으로 잡았던 개발비를 ‘비용’으로 인식한다.

대웅강원 랜드 바카라의 계열사인 한올바이오파마도 전임상 단계였던 면역항암제 항체신약 후보물질인 ‘HL186(개발코드명)’과 ‘HL187’에 대한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 두 약물은 불응성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항체신약 후보물질로, 대웅강원 랜드 바카라과 공동 연구 중이었다.

이는 글로벌 경쟁사들의 면역항암 항체신약의 유효성 입증 실패 및 임상 중단 사례가 늘어남에 따른 조치다. 다만 회사는 ‘단일클론항체’ 포맷의 개발만 중단하는 것일 뿐, 새로운 방식으로 개발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이미 확보한 후보 항체에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적용한 개선된 형태 또는 새로운 타깃에 대한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한 탐색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408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2023년(491억원)보다 약 17%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6%대에서 5%대로 내려왔다. 작년 기준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5.79%였다.

회사는 전임상 단계였던 혈액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Cancer2’의 임상도 중단했다. 구체적인 중단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비용 투자 대비 효능 및 안전성 문제, 초기 단계에서의 사업성과 포트폴리오 전략 등이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7045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3% 감소했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89억원, 301억원으로 수익 지표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동아에스티·대원강원 랜드 바카라, 핵심 파이프라인에 ‘전력’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별도기준 R&D 비용이 985억원으로 집계, 2023년의 1091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매출액 대비 R&D 비율도 2023년 15.5%에서 지난해 15.0%로 조금 낮아졌다. 임상3상을 끝낸 과민성 방광 치료제 후보물질인 ‘DA-8010(개발코드명)’의 개발 중단으로 약 94억원을 손상 처리함에 따라 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DA-8010은 유효성 평가에서 위약 대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유효성 및 안전성 상세 분석을 진행하고 있어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개발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다만 동아에스티는 DA-8010 외에도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에는 주력 분야인 항암 및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저분자화합물 중심의 신약 개발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 및 신규 모달리티 연구개발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대원강원 랜드 바카라은 판매를 중단한 신경병증 치료제 ‘리카뉴로서방정(리리카 제네릭)’, 미발매 결정이 난 당뇨병 치료제 등에 대해 손상 처리했다. 캡슐 등 적응증이 넓고, 시장성이 있는 제형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DW-4221(개발코드명)’에 대한 개발도 중단했다. DW-4221은 중국에서 임상2상이 진행되던 물질이지만, 현지 파트너사와의 계약 내용 변경에 따라 임상 중단이 결정됐다.

회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절감한 비용을 차세대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계열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신약 개발에 쏟겠다고 밝혔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5월 유노비아로부터 ‘ID120040002(개발코드명)’를 도입하고,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당뇨병 및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GLP-1·GIP·GCG)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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