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인 취소 이후 2년 만에 재승인…미국 등 14개국 심사 진행 중
- PFS 36.6개월, OS 74% 기록…고위험 환자군서도 효과
- GSK “올해 추가 승인 기대”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최근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제로 항체약물접합체(ADC)인 ‘블렌렙(Blenrep, 성분 벨란타맙 마포도틴)’ 병용요법에 대한 시판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3년 2월 영국 보건당국이 승인을 취소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번 승인은 ‘블렌렙 병용요법’의 우수한 효과를 입증한 2건의 임상3상(DREAMM-7·DREAMM-8)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특히 DREAMM-7 연구에서는 ‘블렌렙에 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BVd)’을 병용한 환자군에서 기존 ‘다라투무맙’ 기반의 치료 대비 전체 생존기간(OS)과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유의하게 개선했다. 블렌렙 병용군의 중앙 PFS는 36.6개월로, 비교군(13.4개월)의 약 3배에 달했으며 사망 위험은 42% 감소했다. 3년 OS 비율은 블렌렙 병용요법 투여군에서 74%, 다라투무맙 병용요법 투여군이 60%였다.
DREAMM-8 연구에서는 ‘스피드 바카라에 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BPd)’을 병용한 환자군의 중앙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아직 도달하지 않은 반면, 비교군은 12.7개월로 나타났다. 스피드 바카라 병용요법은 최소 1차례 이상의 치료를 받은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BVd 또는 BPd 병용요법으로 투여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치료법인 ‘렌리도마이드(Lenalidomide)’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도 대상이 된다.
일부 환자에서 안구 관련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투약 간격 조정이나 용량 감량을 통해 관리 가능했다. 2개 임상에서 치료 중단률은 9% 이하로 낮은 수준이었다. 그 외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혈소판 감소증, 설사, 호중구 감소증, 코로나19 감염 등이 보고됐다.
GSK는 스피드 바카라 병용요법이 복잡한 전처치나 입원이 필요하지 않아 비교적 넓은 환자군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개 임상에서 예후가 불량한 고위험 유전자 보유 환자, 렌리도마이드 불응 환자 등 다양한 하위집단에서 일관된 치료 효과가 관찰됐다. 반응의 깊이와 지속 기간 측면에서도 기존 치료에 비해 개선된 결과가 확인됐다.
스피드 바카라은 인간화 항 BCMA(B세포 성숙화 항원) 표적 ADC 신약으로, 지난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처음 승인받았다. 그러나 이후 실시된 확증 임상3상에 실패하면서 2022년 미국 내 승인이 취소됐다. 또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해 9월과 12월, 스피드 바카라의 ‘판매 중단’을 권고해 조건부 승인 갱신에도 실패했다.
이번 MHRA 승인은 2022~2023년 주요 보건당국에서 스피드 바카라의 승인이 잇따라 취소된 이후, 재승인을 받은 전 세계 최초 사례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14개국에서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며, GSK는 올해 중 추가 승인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다발골수종은 전 세계적으로 3번째로 흔한 혈액암이다. 우리 몸에서 면역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가 암세포로 변한 뒤 골수에서 증식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하며, 영국에서는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55%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