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C 세션 발표, ‘인실리코’ 기반 신약 개발 도전 과제 짚어
- 기술 발전 이어져…AI로 프로틴 설계 가능
- 현실 적용 한계, 가상 세계-실험실 괴리 존재
- 기업 투자도 ‘실험실’에 집중…“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더바이오 유수인 기자] “신약 개발에 있어서는 여전히 ‘실험실’ 위주로 인력,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신약 개발에 10년 이상 걸린다고 했을 때 ‘1년’이라도 줄어든다면 손해가 아닐 것입니다.”
오경석 대웅제약 카지노 바카라은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KoNECT-MOHW-MFDS 국제 콘퍼런스(KIC)’ 세션에서 주제 발표(In Silico Approaches in Drug Discovery and Challenges)를 통해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의 중요성과 그 한계 그리고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인실리코(in silico)’는 컴퓨터 환경에서 이뤄지는 모든 카지노 바카라 방법을 뜻한다. 과거에는 물리학 기반의 분자 모델링을 주로 지칭했지만,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분자 설계와 예측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됐다.
신약 개발은 10~15년 이상의 기간과 조(兆) 단위 비용을 투입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10% 미만으로 매우 낮아 ‘리스크’가 큰 분야로 꼽힌다.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만 ‘설계·합성·시험·분석(DMTA)’ 사이클을 수천번 이상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서라도 인실리코 접근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경석 위원은 인실리코 관련 연구 누적과 컴퓨터 성능이 발전함에 따라 ‘컴퓨터가 제안한 화합물’이 충분한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직까지 AI가 설계한 화합물이 실제 의약품으로 상용화된 사례는 없지만, 인실리코 접근은 오랜 연구 축적 속에서 이미 학문적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했다. 실제로 △1998년 양자역학 기반 분자 모델링 △2013년 멀티스케일 모델링 △2024년 AI 단백질 설계가 각각 노벨화학상을 수상하며 과학적으로도 공인받았다.
오 위원은 “작년 기준, AI 기반 프로틴 설계가 가능한 정도로 인실리코 기반 기술이 발전했다. 이 분야는 요즘 시점에 갑자기 등장한 개념이 아니라, 오랜 학문적 진화를 거쳐 독립적인 분야로 확립된 영역”이라며 “주위에서 인실리코를 기반으로 무언가를 예측했을 때 약간의 신뢰를 가져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컴퓨터 성능의 발전으로 인실리코 기법 역시 비약적으로 고도화됐다”며 “이제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AI 기반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는 존재한다. 인실리코 모델에서 가장 유망한 화합물로 도출되더라도 실제 합성이 불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AI는 물리학 기반 모델과 달리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가’에 대한 설명력이 부족한 ‘블랙박스(Black Box)’라는 한계가 있다고 오 위원은 지적했다.
그는 “인실리코 연구자는 흔히 ‘가상 세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제약업계 실험실 연구자와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며 “인실리코 연구자는 실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고, 실험 연구자는 인실리코 데이터의 한계를 보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위원은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인실리코 방식도 ‘결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인실리코 방법론은 다양하게 발전해왔지만, 정확도를 높일수록 계산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며 “산업계는 비용·시간·정확도 사이에서 불가피하게 타협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오 위원은 인실리코 연구자-실험실 연구자 간 소통 활성화, 기업의 투자가 뒷받침돼야 인실리코 신약 개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은 “현재 사용되는 인실리코 모델링 시스템은 실험실의 조건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실험에 가까운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데이터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인프라가 갖춰질수록 모델링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불필요한 실험을 줄일 수 있다”며 “그러려면 인실리코-실험실 인력이 머리를 맞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서로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델링 개선에 있어 학계와 산업계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는 게 오 위원의 시각이다. 그는 “기업은 한정된 시간과 예산 때문에 불가피하게 타협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약 개발 기간 단축 등은 가치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그런 (투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AI와 물리학 기반 기법은 이미 큰 진전을 이뤘지만, 지금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다양한 데이터를 토대로 다시 근본적인 과학적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