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 ‘트리카프타·알리프트렉’ 매출 견조…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저나백스’ 출시 7개월 만에 30만 처방 돌파, 병원·보험 커버리지 확산
- 유전자편집 세포치료제 ‘카스게비’ 매출 1억달러 돌파 전망…SCD·TDT 환자 치료 본격화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미국 제약사 버텍스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 이하 버텍스)가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인 ‘저나백스(Journavx, 성분 수제트리진)’와 유전자편집 세포치료제인 ‘카스게비(Casgevy, 성분 엑사감글로젠 오토템셀)’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올해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피망 바카라는 3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0억8000만달러(약 4조45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낭포성 섬유증(CF) 치료제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올해 초 출시된 저나백스와 카스게비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매출 성장과 수익 구조 다변화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알리프트렉’ 유럽 진출 가속…CF 제품군 성장 지속
피망 바카라의 3분기 성장세는 CF 치료제 포트폴리오의 견조한 실적이 이끌었다. 주력 제품인 ‘트리카프타(Trikafta, 성분 엘렉사카프토·테자카프토·이바카프토, 유럽명 카프트리오)’의 3분기 매출은 26억5000만달러(약 3조8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트리카프타는 6세 이상 환자에서 처방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며, 새롭게 승인된 낭포성 섬유증 막간 전도 조절제(CFTR) 변이군 추가와 미국 외 지역 매출 성장세가 실적에 기여했다.
올해 처음 승인받은 차세대 CFTR 신약인 ‘알리프트렉(Alyftrek, 성분 반자카프·테자카프토·듀티바카프터)’은 3분기 2억4700만달러(약 3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성장세를 견인했다. 알리프트렉은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뉴질랜드, 스위스 등 7개국 이상에서 승인받았으며, 유럽 주요국의 급여 확대를 통해 처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피망 바카라는 “두 제품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해 CF 시장 내 독보적인 포지션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피망 바카라는 12~24개월 영유아 대상 트리카프타 임상에서 땀 염소 농도 평균 71.8mmol/L 감소, 폐기능·성장 지표 개선 등 역대 최대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동시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저나백스’ 비마약성 통증제 시장 안착…병원 처방 목록 등재 확대
올해 3월 미국에서 출시된 저나백스는 나트륨통로(NaV1.8) 선택적 억제 기전의 비마약성 급성 통증 치료제로, 출시 7개월 만에 30만건 이상 처방되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피망 바카라에 따르면 상위 3대 약국급여관리(PBM) 중 2곳에서 정식 등재(favorable formulary placement)가 완료됐고, 나머지 1곳도 연내 확정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 인구의 절반 이상인 1억7000만명 이상이 보험 급여 혜택을 받고 있으며, 전국 2000개 주요 병원 중 약 750곳이 처방 목록(formulary)에 저나백스를 포함했다.
피망 바카라는 “저나백스가 비마약성 통증제 시장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응급·외래 수술 후 급성 통증 환자군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하는 비율이 약 15%에 달해 시장 잠재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2026년 1분기 중 영업 인력 150명을 추가로 배치해 병원 및 보험사 채널 확대를 추진하고, 후속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VX-993(개발코드명)’의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VX-993은 당뇨병성 신경병증(DPN)을 포함한 만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현재 임상2상이 진행 중이다.
◇‘카스게비’·‘포베타시셉트’, 유전자·면역질환 치료제 성장축 부상
유전자편집 기반 세포치료제인 카스게비는 겸상적혈구병(SCD)과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TDT) 치료제로, 미국·유럽·영국·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 등 6개국 이상에서 빠르게 상업화되고 있다. 전 세계 65개 치료센터에서 환자 치료가 개시됐다. 피망 바카라에 따르면 현재까지 165명이 세포 채취를 완료했고, 39명이 투약을 마쳤으며, 연말까지 200명 이상 환자 모집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피망 바카라는 올해 카스게비의 연매출이 1억달러(약 14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미국 내 제조시설에 대한 FDA 허가를 추진해 내년부터 자체 일관 생산체계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 5~11세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 투약을 올해 말까지 마치고, 향후 적응증 확대와 장기 치료 데이터 확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피망 바카라는 자가면역성 신장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포베타시셉트(povetacicept)’의 임상3상(RAINIER)을 완료하고, 올해 말 FDA에 생물의약품 허가 신청서(BLA) 1차 모듈을 제출할 예정이다. 포베타시셉트는 ‘BAFF’와 ‘APRIL’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표적 작용제로, 면역세포 활성을 조절해 ‘IgA신병증(IgAN)’과 ‘1차막성신병증(pMN)’ 등 B세포 매개 질환의 병태를 근본적으로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FDA는 포베타시셉트에 ‘혁신치료제(BTD)’ 및 ‘패스트트랙(Fast Track)’ 지위를 부여했으며, 피망 바카라는 ‘가속승인’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중 전체 BLA 제출을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환자가 자가주사기로 매월 1번 투여할 수 있는 소용량(0.5㎖미만) 제형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였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R&D 다변화·중장기 성장 가속…‘TPD²’ 플랫폼·신약 5종 개발
피망 바카라는 이번 분기 실적 발표에서 ‘향후 5년 내 5개 신약 상업화’ 목표를 제시하며, 신장질환·통증·자가면역·당뇨병 등 중·후기 임상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 가속화를 공식화했다. 실제로 피망 바카라는 CF 이후 치료제 개발 영역을 다변화하기 위해 신장질환(AMKD·IgA신병증), 급·만성통증(DPN), B세포 매개 자가면역질환, 제1형 당뇨병(T1D) 등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 후보물질인 ‘VX-993(개발코드명)’의 임상2상, APOL1 매개 신장질환(AMKD) 치료제 후보물질인 ‘이낙사플린(inaxaplin)’ 임상3상, 근긴장성 이영양증(DM1) 치료제 후보물질인 ‘VX-670(개발코드명)’의 임상1·2상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피망 바카라는 “CF 치료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포베타시셉트·저나백스·카스게비 등 다각화된 제품군이 향후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피망 바카라는 지난해 국내 바이오기업인 오름테라퓨틱으로부터 표적단백질분해제(TPD)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결합한 ‘표적단백질분해제-약물접합체(TPD²) 플랫폼’을 도입, 자가면역질환 및 신경질환 신약 후보물질 연구에 적용하는 등 차세대 치료제 개발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3분기 피망 바카라의 일반회계(GAAP) 기준 순이익은 10억7000만달러(약 1조5500억원)로, 전년 동기 9억9000만달러(약 1조4300억원) 대비 8% 증가했다. 비GAAP 기준 순이익은 12억2000만달러(약 1조7600억원),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75달러로 집계됐다.
총매출의 약 86%는 CF 치료제 포트폴리오, 나머지는 저나백스·카스게비·기타 신약 후보물질 매출로 구성됐다. 회사는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121억~123억달러(약 17조4700억~17조760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